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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놀던 테크주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때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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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는 아직 바닥 탐색중 (배재현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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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최근 급락은 테크 전체의 조정이 아니라 반도체(특히 메모리)에 국한된 것으로, 테크 세부 업종(반도체·소프트웨어·사이버보안·인터넷) 간 상관관계가 10년 내 최저 수준이라 반도체 폭락이 나머지를 끌어내리지는 않았습니다.
  • 다만 같은 업종 내 낮은 상관관계는 결국 다시 높아지기 마련이고, 이렇게 따로 놀던 주식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시기는 대체로 함께 하락하는 약세장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경계 요인입니다.
  • AI가 시대를 바꿀 산업이라는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투자자에겐 '되느냐'보다 '언제냐'가 중요하며, 비현실적 상승 속도와 수익성 의심이 남아 있는 만큼 테크는 아직 바닥을 찾는 중일 뿐 바닥을 확신하기엔 이르다는 결론입니다.

스크립트

안녕하세요. 프리즘투자자문 CIO 배재윤입니다. 오늘은 테크의 바닥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반도체 주가가 많이 흔들렸죠. 특히 메모리 반도체에서 악재가 많았습니다. 중국의 CXMT 상장부터 DUV 장비 개발 이슈까지. 안 그래도 레버리지 영향으로 변동성이 큰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테크가 조정받았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테크를 세부 업종, 즉 반도체, 소프트웨어, 사이버 보안, 인터넷 서비스로 나눠보면 최근에 특히 약했던 것은 반도체뿐입니다. 이들이 얼마나 함께 움직이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인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최근 10년 중 최하 수준입니다. 10년 중에서 제일 따로 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반도체가 폭락해도 나머지까지 물귀신처럼 끌고 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

자산 배분 관점에서는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섞을수록 변동성이 줄어들어서 좋고, 가끔 위기가 오거나 유동성이 시장을 주도할 때 자산 간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주식 내에서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완전히 다른 업종인 테크와 음식료마저 상관관계는 마이너스가 아니고요. 같은 업종 내에서는 달라봤자 크게 달라지지 않는, 즉 플러스가 꽤 큰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꼭 법칙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같은 업종 내에서 상관관계가 낮은 경우는 다시 이를 향해서 높아지는 순간이 오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서로 따로 놀다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시기는 보통 반가운 시기가 아니라는 점인데요. 낮아진 상관관계가 이를 향해서 튀어오를 때는 보통 같이 하락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서로 비슷해야 할 업종 주식들이 따로 움직이다가 같이 움직이게 될 때는 대체로 함께 빠지는 약세장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리 각 세부 업종과 종목을 움직이는 힘이 서로 다르다 할지라도 완전히 따로 갈 수는 없는 거죠.

물론 이거 하나만 놓고 보면 기술적 분석이 됩니다. 따라서 다양한 분석이 함께 진행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정책, 정책은 덜 비관적입니다. 레버리지 규제는 최소한 변동성은 줄여줄 것이고 투기 종목으로부터의 수급 쏠림도 일부 완화시켜줄 것입니다.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AI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고 아직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어떤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 총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제번스의 역설도 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AI를 더 잘 쓰게 될 것이고 더 많이 쓰게 될 것이고 더 뛰어나고 더 많은 모델의 활약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질문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 AI가 되는가 아닌가. 이 질문은 별로 소용이 없는 질문입니다. AI는 아마 이 시대 최고의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고 인류의 역사를 크게 바꿀 것입니다. 아니라는 답변은 애초에 비현실적인 수준의 비관론입니다.

문제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중요하고 주가는 시기가 중요합니다. 이번 조정 이전까지의 상승 속도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지속 가능하지 않겠죠. 따라서 어떤 이유 때문에 지금이 아닌가를 열심히 이슈를 찾는 것은 답을 위한 답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냥 생각하기에 비현실적 속도, 비현실적인 기대는 충족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기만 하면 됩니다.

AI 투자자를 가장 많이 흔드는 질문은 아마 수익성일 것입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이 의심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수익성이 눈에 보일 때까지. 이 과정에서 많은 비관론을 듣게 될 겁니다. 예를 들면 AI가 전력과 원자재 수요를 자극해서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데 정작 경제 성장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든가. 애초에 데이터 센터를 짓기도 전에 주민들의 반대와 전력 부족으로 계획이 틀어진다든가. 요즘 많이 얘기하는 벤더 파이낸싱, 즉 사업의 대상자끼리 서로 돈을 빌려주고 끌어주는 기형적인 형태가 닷컴 버블 때와 비슷하다든가. 이런 부정적인 이슈는 얼마든지 널려 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지금 따로 놀고 있는, 상관계수가 낮은 이 테크 업종들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앞날이 과거와 똑같으리라는 법도 없지만 과거에 부정적인 일이 많았으면 굳이 외면할 필요도 없습니다. 바닥은 항상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법이죠. 테크는 아직 바닥을 찾는 중일 뿐, 바닥을 확신하기는 이릅니다. 아쉽겠지만 아직 경보가 해제되지 않았음을 인정해야 됩니다.

감사합니다.

핵심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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