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는 일본(Japan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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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투자자문에서는 2022년 12월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Chart로 보는 세계 경제”라는 제목의 뉴스 레터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세계적인 경제지, Economist의 최근 칼럼(“Why China’s economy won’t be fixed”)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칼럼의 주된 내용은 중국 당국이 연이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데, 이는 시주석이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는 것입니다. 특히 기술관료를 배제하고 충성파로 가득 채우다 보니, 현실 인식도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죠. 중국의 문제가 ‘위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어쩌면 90년대 일본이 겪었던 것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1978년 개혁 개방 정책을 시행한 이후, 중국은 역사상 가장 눈부신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농업 개혁과 산업화, 소득 증가로 8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났습니다. 1980년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했던 중국 경제는 이제 4분의 3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말 정부가 '코로나 제로' 정책을 포기한 후 중국 경제는 다시 활기를 되찾기는커녕 다시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연율로 3.2%에 불과했는데, 중국의 과거 성과에 비해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치입니다. 소비자 지출, 기업 투자, 수출도 모두 부진했습니다.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지나치게 높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반면, 중국은 올해 들어 7월까지 소비자 물가가 하락하는 정반대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1990년대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일본화(Japanification)는 중국의 병을 너무 가볍게 진단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성장률 저하는 중국 국민의 소득 수준이 일본에 비해 훨씬 낮기에, 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1990년까지 일본의 생활 수준은 미국의 80~70% 수준이었지만, 오늘날 중국의 생활 수준은 20%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일본은 수요 부진과 과중한 부채로 고통 받았지만,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광범위한 경제 정책 실패에서 비롯되었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중국의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은 탁월한 경제 전문가처럼 보였습니다. 2007~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신속하면서도 충분한 규모의 재정정책을 시행한 유일한 경제 대국이었고,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경제를 구했다”고 칭송했습니다. 2010년대에도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중국 정부는 신용을 낮추고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부동산 시장을 부양함으로써 비관론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공 및 민간 부채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주택 붐이 지속 가능한지, 더 나아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에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게 정말 필요한 일인 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습니다. 이 결과,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복지주의'를 거부하고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재정적자를 통제하기를 바라기에, 소비를 진학하기 위한 다양한 부양책을 충분히 시행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은 부진했습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금리를 크게 인하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8월 21일에는 1년 만기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쳐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이러한 미약한 대응은 일련의 정책 오류 중 가장 최근의 일입니다. 중국의 공격적인 대외 정책과 중상주의적 산업 정책은 미국과의 경제 갈등을 심화시켰죠. 국내적으로는 주택 투기를 막지 못했고, 2020년부터 소비자 기술 기업을 단속하여 시장을 위축시켰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당국자들은 봉쇄 조치로 시간을 벌었지만 통제된 출구를 위해 충분한 백신을 접종하는 데는 실패했고,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종에 압도당했습니다.

정부가 계속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가지 이유는 단기 성장이 더 이상 중국 공산당의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국력, 안보, 회복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시 주석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물질적 희생을 기꺼이 감수할 의향이 있으며, 그가 원하는 성장은 '높은 질'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 주석의 기준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의 결정에는 결함이 있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붕괴는 시 주석의 명성을 훼손했습니다. 기술 기업에 대한 공격은 기업가들을 겁먹게 만들었습니다. 중국이 지속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부채의 실질 가치가 상승하고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중국 공산당이 생활 수준을 계속 높이지 않는 한, 권력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되고 미국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될 것입니다.

연이은 정책 실패는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독점하고 테크로크라트들을 충성파로 교체한 것과 맞물려 있습니다. 중국은 과거에는 경제에 대한 논쟁을 용인했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최근에는 청년 실업률과 소비자 신뢰 통계 발표를 중단했습니다. (중략) 중국의 문제가 위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은 그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투른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의 산적한 과제에 직면하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인구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점점 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칩 제조와 같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을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중앙집권 경제는 혁신보다는 모방에 더 능숙하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수록 그 격차는 더 좁혀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중국에 대한 자유주의자들의 예측은 종종 희망적인 사고에 그쳤습니다. 2000년대 서구의 지도자들은 무역, 시장, 성장이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잘못 믿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 그 반대의 관계, 즉 독재가 경제에 해를 끼치는지 여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40년 간의 고속 성장 이후 중국이 실망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1. 세계적인 경제지, Economist는 최근 중국 당국이 연이은 실수를 저지른 이유를 ‘시진핑의 권력 독점’에서 찾는 것 같습니다.
  2. 시주석이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에 초점을 맞추며 경제 문제를 도외시하는 데다, 정책당국자 대부분을 충성파로 채우는 과정에서 제대로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3. 따라서 ‘위에서’ 비롯된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우며, 어쩌면 90년대 일본보다 더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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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주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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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29일 : 미국 7월 노동부 JOLTs (구인, 이직보고서)
  • 8월 30일 : 독일 8월 CPI(MoM, YoY)
  • 8월 30일 : 미국 8월 ADP 비농업부문 고용변화
  • 8월 30일 : 미국 2분기 GDP(QoQ, YoY)
  • 8월 30일 : 미국 7월 잠정 주택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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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31일 : 중국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
  • 8월 31일 : 독일 7월 소매판매(MoM, YoY)
  • 8월 31일 :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MoM, YoY)
  • 8월 31일 :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MoM, YoY)
  • 8월 31일 : 미국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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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01일 : 독일 8월 제조업 PMI
  • 9월 01일 : 미국 평균 시간당 임금(MoM, YoY)
  • 9월 01일 : 미국 8월 비농업고용지수, 실업률
  • 9월 01일 : 미국 8월 ISM 제조업구매자지수
  • 9월 04일 : 미국 근로자의 날 (휴장)
  • 9월 04일 : 독일 7월 무역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