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폴트옵션의 초저위험 편중 현상: 전체 적립금의 85%(47조 원)가 초저위험 상품에 쏠려 있으며, 손실 회피 성향으로 인해 소중한 연금 자산이 성장의 기회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 초기 선택의 장기 고착화와 기회비용: 귀찮음과 불안감 같은 마찰 비용 탓에 한 번 정한 안전자산 성향은 장기간 이어지기 쉬우며, 이는 결국 적절한 리밸런싱 타이밍과 복리 효과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프부기입니다. 🐢
"띵동!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지정해 주세요."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금융기관의 안내 문자에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가장 안전해 보이는 것'으로 대충 고르고 넘어가신 적 없으신가요?
실제로 많은 직장인 분들이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연금 자산을 '초저위험 상품'에 투자하고 계시는데요. 지금부터 디폴트 옵션이 뭔지, 그리고 처음에 무심코 내린 이 안전한 선택이 어떻게 내 자산의 성장을 가로막게 되는지 함께 알아보실까요?
먼저, 디폴트 옵션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죠!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계좌에 들어온 돈을 깜빡하고 방치했을 때, 내가 미리 지정해 둔 상품으로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는 제도예요.
만기가 된 예금을 그대로 두거나 새로 입금된 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 고르지 않고 놔두면, 약 6주 후에 시스템이 알아서 미리 골라둔 TDF 같은 상품을 자동으로 매수해 줘요.
소중한 연금 자산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좌에서 잠자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자동 운행 장치'라고 보시면 된답니다.
2026년 1분기 현재 금융감독원에 디폴트 옵션을 공시한 상품은 324개예요. 이 공시를 등록한 연금사업자가 41개사니까, 회사당 약 8개의 상품을 등록한 거예요.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어요. 안전자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저위험’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는 거예요. 초저위험은 모두 41개 상품으로 개수는 많지 않지만 금액으로는 무려 47조원이나 돼요. 디폴트 옵션 상품을 모두 합쳐도 56조원이니까, 초저위험이 무려 85%나 되는 거예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안전자산 위주의 상품을 많이 선택하는 걸까요?
애초에 방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디폴트옵션 적용 안내가 가니, 허둥지둥 하며 반사적으로 초저위험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또한 퇴직연금은 노후 생활의 보루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피하려는 ‘손실 회피 성향’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여요.
연금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기관들이 민원이나 책임의 소지가 적은 안전자산 위주의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거나 더 가입하기 쉽게 만들어서일 수도 있겠네요.
여기서 흥미로운 논문을 하나 소개할게요. Dr. Elisabetta Basilico라는 분이 작성해서 금융 관련 세계 톱 저널인 Journal of Finance에 소개된 논문이에요. 이 논문에서는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인 401k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회사가 처음에 정해준 디폴트 옵션이 무엇이냐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자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줘요.
이 그래프는 ‘주식시장에 대한 참여율’이에요. 세로축은 퇴직연금 계좌 내에 주식을 조금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직원의 비율, 가로축은 입사 후 경과한 연수예요. 여기서 빨간 선은 주식이 포함된 포트폴리오, 파란 선은 안전자산 위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예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파란 선이에요. 앞서 금융감독원 공시에서 ‘초저위험’이 85%나 되는 것처럼, 파란 선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거예요.

재미있는 점은, ‘처음부터 위험자산을 선택한 사람은 선택을 유지하는데, 처음부터 안전자산만 선택한 사람은 뒤늦게 후회하며 주식을 추가한다’라는 점이에요. 빨간 선, 즉 처음부터 주식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의 비율은 항상 비슷한데, 안전자산 위주로 갖고 있었던 사람들은 입사 초기부터 빠르게 주식을 편입하기로 결정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파란 선의 기울기가 아니에요. 정말로 중요한 것은, 9년이 지났는데도 그래프의 파란 선이 빨간 선과 만나지 못한다는 거예요. 결국 처음에 안전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선택한다면, 무려 9년이 넘는 시간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수익 기회가 있었을까요? 또 꾸준히 쌓아올린 복리 효과도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이 논문은 이처럼 변화를 막는 요인을 ‘마찰 비용’이라고 했어요.
물건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뻑뻑하게 가로막는 힘을 '마찰력'이라고 하죠? 재무학에서 말하는 '마찰 비용'은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지 못하게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절차적 벽을 의미해요.
이런 마찰 비용에는 '귀찮음, 정보 부족, 복잡한 절차, 실행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있어요. 처음에 안전자산 위주로 계좌를 만든 사람들이 수년이 지나도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마찰력 때문이에요. 바꾸는 게 너무 번거롭고 신경 쓰여서 그냥 기존 상태(현상 유지)에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죠.
결국 이 보이지 않는 마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자산을 리밸런싱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자산을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답니다.
디폴트 옵션은 분명 투자자의 편의를 위해서 도입된 좋은 제도예요. 하지만, 아무리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강요할 수 없다 하더라도, 다수가 위험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려워요. 프리즘 고객님들은 프부기와 같이 항상 자산배분, 리밸런싱 잊지 말아요!

이상 프부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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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의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생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