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가 출시 22일 만에 미국 다운로드 500만 건을 넘었습니다. 챗GPT는 56일이 걸린 기록입니다. 초기 폭증에는 메타의 자사 플랫폼 지원 덕이 커 거품이 있지만,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 에이전트가 검색과 비교, 예약을 대신하면 광고와 비교 중개업의 타격이 우려된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구글 AI 검색 때도 같은 우려가 있었고 일부는 현실이 됐지만, 걱정만큼 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 이런 가운데 플랫폼의 대응은 갈립니다. 아마존은 뮤즈 접속을 차단했고, 월마트·익스피디아·오픈테이블·쇼피파이는 손을 잡았습니다.
- 에이전트가 널리 쓰여도 수수료가 사라지기보다, 에이전트 사업자가 거래의 첫 접점에서 먼저 떼는 구조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메타도 뮤즈 거래에서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 에이전트가 이미 받아들여지는 흐름이라면 강자일수록 입구를 먼저 차지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런데 아마존은 광고 사업을 지키려고 막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큰 신호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강자가 막아선 자리를 디딤돌 삼아 작은 업체들이 빛을 볼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스크립트
안녕하세요.
프리즘투자자문 CIO 배재현입니다.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가 출시 22일 만에 미국에서 다운로드 50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같은 기록의 챗GPT는 56일. 새로운 것이 퍼지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 셈입니다. 물론 초기 폭증의 상당 부분은 메타가 자사 플랫폼에서 뮤즈를 대대적으로 밀어준 덕이라 거품이 있기는 하지만 분명 속도는 지수적으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뮤즈 같은 에이전트는 이메일을 보내고 여행을 예약하고 쇼핑을 하고 요금을 깎는 일을 사람 대신 처리합니다. 사람이 직접 화면을 보고 고른다라는 서비스의 대전제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사람이 검색창에 입력하고 결과를 훑고 광고를 지나치고 비교 목록을 눌러보는 모든 과정에서 광고가 노출되고 수수료가 발생하죠. 그런데 에이전트가 과정을 대신 처리해버리면 사람의 눈이 더 이상 화면에 머물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이 화면을 보지 않으면 광고가 무의미해진다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아마존만 해도 연 7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광고 사업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이 사람이 검색창에 직접 입력할 때 노출되는 검색 광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이 입력을 건너뛰면 광고가 설 자리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구글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검색이 구글의 텐블루링크스. 그러니까 밑줄, 파란색 밑줄 그어진 링크들, 구글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물들 잘 아시죠. 이거를 텐블루링크스라고 하는데 이런 요약 이런 것들을 요약 한 덩이로 대체해서 클릭을 끊어버리고 광고 매출을 원천 차단할 것이라는 걱정이 AI 초기에 똑같이 있었습니다. 물론 일부는 현실이 됐지만 모두가 두려울 만큼 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기술이 향하는 방향은 맞아도 속도와 강도는 늘 과장되기 쉽습니다. 이번에도 맞는 부분과 과장된 부분이 함께 있을 겁니다.
시장이 걱정하는 또 다른 분야는 여러 선택지를 비교해서 골라주는 중개업입니다. 호텔이나 항공을 모아서 가격을 견주어 주는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에이전트가 요약하고 곧바로 실행까지 해버리면 사람이 여러 후보를 비교하던 중간 단계 자체를 건너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행 비교 서비스의 호텔 부문 매출은 수년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분기에도 두 자릿수 감소가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요약만 해주는 지금의 AI 검색도 이러한데 직접 실행까지 하는 에이전트는 충격을 더 키울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플랫폼들의 대응이 둘로 갈린다는 점입니다. 아마존은 뮤즈가 곧 제거의 요청을 거부하자 아예 접속을 차단해버렸습니다. 반면 월마트와 익스피디아, 오픈테이블, 쇼피파이 같은 곳은 뮤즈와 손을 잡았습니다. 수요와 일차 데이터를 쥔 강자인 아마존은 내 문 앞에서 통행료를 떼이느니 차라리 문을 닫아버리겠다라는 쪽으로, 다른 기업들은 일단 올라타보자 하는 쪽으로 움직인 것입니다.
에이전트가 널리 쓰이면 플랫폼의 수수료가 사라질 것 같지만 실은 자리를 옮길 뿐입니다. 에이전트 사업자가 플랫폼 앞단에서 통행료를 먼저 떼는 구조가 되는 것이죠. 메타 역시 뮤즈를 통한 거래에서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익의 추정치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까지 크게 갈리지만 방향만은 분명합니다. 가치는 거래의 입구를 주인 쪽으로 옮겨갑니다.
그래서 아마존의 뮤즈봇 차단은 좀 역설적입니다. 새롭든 아니든 사람들이 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흐름이라면 강자일수록 입구를 먼저 차지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마존은 자신의 높은 마진 광고 사업을 지키려다가 흐름을 막아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대해진 강자가 눈앞의 수익을 지키려다 입구를 내주는 선택을 반복하는 것은 사실 역사를 봤을 때 낯선 장면이 아니죠.
물론 이것이 큰 신호인지 아니면 아직 신호라 할 것도 못 되는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런 국면에서는 강자가 막아선 자리, 즉 뮤즈의 등장을 디딤돌 삼아서 업체들이, 작은 업체들이 빛을 보는 시기가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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