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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물렸을 때 존버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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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물렸을 때 존버해도 괜찮을까 (배재현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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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코스닥은 한국판 나스닥이라 불립니다. 하지만 나스닥이 2000년 IT 버블 고점을 2010년대 중반에 회복하고 이후 몇 배 더 오른 반면 코스닥은 2000년 최고치를 거의 30년째 회복하지 못한 채 누적 수익률이 여전히 마이너스입니다. 이는 성공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해 빠져나가는 구조, 국내 중소형 기업 중심의 작은 규모, 제약바이오·이차전지 같은 특정 업종의 높은 비중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이유 때문입니다.
  • 지수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패시브 투자의 대전제를 코스닥은 아직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코스닥에 장기 투자할 때 나스닥에서 하듯 지수를 사서 오래 묻어두는 전략은 통하지 않습니다. 다만 코스닥 안에서 비교하면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가 여전히 더 안전합니다.
  • 코스닥에 물렸을 때 나스닥처럼 존버하면 언젠가 회복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근거가 약하며, 코스닥은 이름만 한국판 나스닥일 뿐 나스닥 투자 전략을 그대로 옮겨와서는 안 됩니다.

스크립트

안녕하세요.
프리즘투자자문 CIO 배재현입니다.

오늘은 코스닥 투자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 텐데요. 질문은 한마디로 이렇습니다. 코스닥에 물렸을 때 존버해도 괜찮을까.

이름으로 추측할 수 있듯이 코스닥은 한국판 나스닥입니다. 실제로 코스닥은 미국 나스닥을 본떠서 기술, 벤처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출범했습니다. 2026년 초에는 코스닥 지수가 약 4년 만에 1000포인트 선을 넘어서면서 대형주에서 성장주로 돈이 옮겨가는 머니무브 기대가 커진 바 있습니다. 이제는 부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퇴출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나스닥을 사서 오래 묻어둔 투자자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듯이 코스닥도 그렇게 담아두면 될까? 이것이 질문입니다.

냉정하게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둘은 닮았습니다. 둘 다 기술, 성장, 벤처 기업이 모인 시장입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지수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움직였는가인데 여기서 두 시장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나스닥은 2000년 IT 버블의 고점을 2010년대 중반에 회복한 뒤에 이후에 몇 배로 더 올랐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2000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거의 30년이 지나도록 회복하지 못한 채 이후 대부분의 기간을 대체로 박스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수 산출 이후에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고 같은 기간 700% 넘게 상승한 코스피와 극명하게 갈립니다.

이 차이는 상당 부분 구조적이며 크게 3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우등생이 계속 빠져나갑니다. 코스닥에서 크게 성공한 기업은 요건을 갖추면 이전상장이라고 해가지고 코스피로 자리를 옮겨버립니다. 카카오나 셀트리온이 그랬습니다. 반면 나스닥의 성공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이런 기업들은 그대로 남아서 지수를 떠받치는 거대한 기둥이 됐습니다. 나스닥이 복리로 불어날 수 있었던 것은 세계를 지배하는 이런 승자들이 지수 안에 머물면서 끝없이 몸집을 키워줬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은 바로 복리 엔진이 시동만 걸면 꺼지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 규모입니다. 시가총액만 작은 것이 아니라 노는 물이 다릅니다. 좀 전에 세계를 지배하는 기업들에 대해 얘기를 했었죠. 나스닥에는 전 세계에서 돈을 버는 플랫폼 독점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근데 코스닥은 국내 중소형 기업 중심입니다. 애초에 펀더멘털부터 든든함과 거리가 좀 멉니다.

셋째, 코스닥은 제약 바이오나 이차전지 같은 업종들의 비중이 높아서 이들 업종의 시황에 큰 영향을 받고 수시로 급등락을 하면서 추세적인 상승을 제약받습니다.

여기서 코스닥 패시브 투자의 문제가 드러납니다. 지수를 그대로 따라 사서 오래 보유하는 패시브 인덱스 투자의 대전제는 지수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면서 복리로 불어난다라는 것이죠. 미국 S&P 500이나 나스닥에 수십 년 동안 돈을 묻어두라는 조언이 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코스닥 지수는 대전제를 아직까지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종목보다 지수가 안전한 것은 여전히 코스닥에서도 동일합니다. 지수라는 것은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패자를 끊임없이 가지치기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종목 투자보다 상장 폐지나 급락 위험이 현저히 적습니다. 단, 오해는 금물입니다. 꼭 코스닥에 투자해야 한다면 종목보다 지수가 낫다는 뜻입니다.

액티브는 어떨까요? 패시브에서 크게 달라지기 어렵기 때문에 여전히 장기 투자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패시브가 잘 통하지 않는 시장이라는 사실이 액티브의 명분을 키워주는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저품질 기업, 곧 퇴출될 기업, 거품 낀 테마주 이런 것들이 뒤섞인 비효율적인 시장에서는 옥석을 가려내는 액티브 운용이 부가가치를 낼 여지가 효율적인 대형주 시장보다 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에서라면 액티브 인덱스가 나름의 설득력을 갖기는 합니다. 단, 물론 높은 보수, 운용력에 대한 의존 그리고 대다수 액티브 펀드가 실제로는 결국 지수를 이기지 못한다는 일반적인 한계는 그대로 남습니다.

커버드콜이 조금 흥미로운데요. 그나마 코스닥 장기 전략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커버드콜은 보유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팔아서 상승의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옵션 프리미엄을 현금으로 챙기는 전략입니다. 박스권의 변동성이 큰 코스닥은 커버드콜에 좀 잘 맞는 시장이죠. 변동성이 크면 팔 수 있는 옵션 프리미엄이 두둑해지고 어차피 박스권이라면 포기할 상단도 애초에 크지 않으니까 손해도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만약 머니무브와 이제 구조적인 변화 같은 것을 기대하고 지수가 장기적으로 상승하겠거니 하고 기대를 한다면 커버드콜은 어울리지 않는 선택입니다. 그리고 코스닥 지수에 대한 베팅의 전부를 차지해서도 안됩니다.

포모와 단기 이슈 베팅으로 의도치 않은 장기 투자가 되는 경우가 많죠. 한마디로 물린 투자자들. 장기 성장성이 있는 지수라면 존버로 언젠가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빠르게 몸을 빼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언제나 현명한 대응입니다만 여유 자금의 제약이 없다면 기다리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닥은 최소한 현재로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물렸으니 기다린다는 선택은 애초에 옵션으로 두지 않는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코스닥은 이름만 한국판 나스닥입니다. 나스닥 투자 전략을 그대로 옮겨와서는 안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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