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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과 결혼한 당신, 철새가 되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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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과 결혼한 당신, 철새가 되어야 하는 이유 (배재현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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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한 팀만 평생 응원하는 골수팬보다 결과에 얽매이지 않는 철새 팬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고 봅니다. 여기서 배울 점은 편승이 아니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냉정함입니다.
  • 가치 투자는 훌륭한 개념이지만, 싸게 샀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매수 근거가 무너졌다면 파는 것도 조건입니다. 물린 종목을 장기 가치투자라는 말로 합리화하면 종목과 감정적으로 결혼하는 셈이 됩니다.
  • 특히 신규 상장 종목은 검증된 실적이 없고, 상장 초기 주가는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흔들리기 쉽습니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매물이 한꺼번에 나올 수 있습니다.
  • 그래서 평생 보유하겠다는 태도도, 잠깐 이득만 보고 나가겠다는 태도도 위험합니다. 참여하더라도 규모를 제한하고 출구를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 결국 부끄러운 것은 종목을 정리하고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근거가 사라진 종목에 물려서도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버티는 것입니다.

스크립트

안녕하세요.
프리즘투자자문 CIO 배재현입니다.

오늘은 신규 상장 종목에 투자할 때 주의하셔야 될 점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 심리학에는 흥미로운 조언이 하나 있습니다. 한 팀을 평생 응원하는 골수팬보다 아무나 이겨라 식으로 이기는 팀에 편승해 축제만 즐기는 철새 팬이 되는 편이 오히려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것입니다. 승부라는 결과를 놔버리고 즐거움과 유대만 골라서 누리는 것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시각입니다. 스포츠, 특히 야구 좋아하시는 팬들이라면 응원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잘 아시기에 이해하기가 쉬우실 것입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철새 팬에게서 배울 점은 아무 종목에나 쉽게 올라타는 편승이 아니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냉정함입니다. 일회성 주식 매매의 위험을 얘기하던 입장을 뒤집고 단타를 예찬하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물린 종목에 평생을 묶이는 이른바 존버에 대한 경고와 같은 입장입니다. 유행하는 테마에 뒤늦게 올라타는 매매는 이탈 시점을 조금만 놓쳐도 급감한 거래량에 당황하다가 물리기 십상입니다.

가치 투자는 훌륭한 개념입니다. 좋은 기업을 사서 오래 보유하라는 이 원칙은 분명 진리에 상당히 가깝습니다. 하지만 싸게 샀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만 훌륭한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살 때의 근거가 지금도 유효한가를 계속 살피고 아무리 싸더라도 매수 근거가 무너졌다면 파는 것 또한 조건입니다. 급하게 올라타고 원금 생각에 못 팔고 물린 종목을 나는 장기 가치투자자야라는 말로 합리화하면 안 됩니다. 매수의 근거가 틀렸든 매도의 타이밍을 놓쳤든 종목과 감정적으로 결혼해 버리는 것은 골수팬의 스트레스. 이상을 만들어 낼지도 모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신규 상장 종목입니다. 오랫동안 외면받다가 재부각된 종목들은 그동안 쌓인 실적이라도 점검해볼 수 있는데 새내기는 기록도 없습니다. 기술과 단기 성과로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시간을 두고 검증받은 적이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상장 초기의 주가는 기업의 실제 가치와 무관하게 흔들리기 쉽습니다. 일정 기간 팔지 못하도록 묶여있는 물량인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수급이 얇아서 작은 매매에도 가격이 쉽게 출렁거립니다.

이렇게 처음 보는 종목에 흥분해서 난 무조건 사서 평생 보유할 거야 하고 골수팬이 되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결정입니다. 상장 초기의 변동성을 이용해서 잠깐 먹고 튀겠다는 태도 또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신규 상장 종목에 꼭 투자를 해야겠다면 참여하되 무조건 결혼하지 않는 것이 답입니다. 처음부터 규모를 제한하고 출구를 정해 둬서 지켜야 합니다.

장기 투자를 계획한 투자자는 내가 이 기업의 영속을 믿는 근거가 명확한지 검토하고 또 검토해야 됩니다. 강한 상승 국면에 잠시 참여하려는 투자자는 진입과 진출 계획을 명확하게 수치화하고 이를 칼같이 지켜야 합니다. 규칙이 감정을 대신하게 하는 겁니다.

철새 팬은 적어도 자신이 철새임을 압니다. 그래서 홀가분하고 그래서 냉정합니다. 반대로 굳건한 믿음이 아니라 자신을 속이면서 머물기만 하는 투자자는 수익은 얻지도 못하는데 스트레스만 얻습니다. 부끄러운 것은 종목을 정리하고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근거가 사라진 종목에 물려서도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버티는 것입니다.

좋은 투자자는 종목을 사랑하되 종목과 함부로 결혼하지 않습니다. 처음 만난 종목이라면 더욱더 그래야 합니다. 스포츠 보면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투자자가 돼서까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무슨 낙으로 살겠습니까.

감사합니다.

핵심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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