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를 뒤흔든 힌덴버그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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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투자자문에서는 2022년 12월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Chart로 보는 세계 경제”라는 제목의 뉴스 레터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의 행동주의 공매도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인도의 아다니 그룹을 저격하기 위해 공개한 공매도 보고서가 아다니 그룹과 인도 증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보고서 “궁지에 몰린 아다니 제국의 미래는?(”What next for Gautam Adani’s embattled empire?”)”를 요약해 관련 상황을 정리했고, 인도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어떤지 점검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이번 사건으로 아다니 그룹은 시가 총액의 절반이 증발했고, 2020년 이후 고평가 되어있던 인도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뢰를 잃고 이탈하며 조정을 받는 중입니다. 아다니 그룹 계열사의 신용 등급이 대거 강등되어 추가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행동주의 공매도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는 1월 24일에 아시아 최고 부호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인도의 아다니 그룹이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주가 조작 및 탈세, 분식 회계 등을 일삼고 있다는 보고서(Adani Group: How The World’s 3rd Richest Man Is Pulling The Largest Con In Corporate History”)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 발표 일주일 만에 아다니 그룹의 10개 상장 기업의 시장 가치가 거의 절반에 가까운 1,080억 달러(약 137조 원)가 사라졌습니다(<그림 1> 참조). 또한, 아다니 그룹의 신용 위험이 증가하자 아다니 그룹의 일부 회사채의 수익률이 급등했습니다(<그림 2> 참조). 연초 세계 3위를 기록했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의 개인 재산은 500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그림 1> 아다니 그룹 시장가치 변화(단위 : 10억 달러)

출처 : Refinitive Datastream; Bloomberg / The Economist

<그림 2> 아다니 포트 & SEZ 회사채 수익률 변화(수익률, %)

출처 : Refinitive Datastream; Bloomberg / The Economist

📘 행동주의 공매도(Activist short selling)

  •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거나, 회계부정이나 사기 등의 의혹이 제기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진행한 후 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공개하는 등의 공격을 통해 차익을 추구하는 전략.
  • 일반적인 투자와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역발상 투자(contrarian investor)’로도 불림

*출처 : 한경 용어사전(https://dic.hankyung.com/economy/view/?seq=14808)


아다니 그룹은 인도의 대표적인 물류·에너지 기업입니다. 1998년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창립한 이후 30년 만에 항구·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과 석탄·가스 등 에너지 사업 등을 포함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최근 1~2년 새 모디 정부의 인프라 확충 정책과 맞물려 급속도로 성장해 인도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문제가 생기면서 인도 증시에 충격을 일으켰습니다.

아다니 그룹은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를 "거짓말", "계산된 공격"이라고 말하며 반박문을 발표했습니다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래 <그림 3>은 보고서 발표 이후 인도 전체 시가 총액과 아다니 그룹 계열사의 시가 총액 변화를 보여줍니다. 아다니 그룹 계열사 관련 주식은 매도가 10배 이상 늘어나며(<그림 4> 참조) 약 일주일 만에 시가 총액의 절반 정도가 사라졌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 15억 달러 이상을 순매도 하자 인도 증시는 약 6%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그림 3> MSCI 신흥국지수 / 인도 시가 총액 / 아다니 그룹 계열사 시가총액 변화

출처 : Bloomberg; Refinitive Datastream / The Economist

<그림 4> 아다니 그룹 계열사 주식 거래량 변화

출처 : Bloomberg; Refinitive Datastream / The Economist

인도 경제에서 아다니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증시에 미친 영향도 상당했습니다. 아래 <그림 5>는 MSCI 인도 지수의 PBR 밴드입니다.

인도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붐, 강력한 내수에 힘입은 높은 경제 성장률, 정치적 안정 등의 이유로 2020년 이후 수직 상승하면서 2007~08년의 고점을 넘었고 역사적인 평균 수준(2.9배)에 비해 거의 40% 이상 고평가된 상황이었습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공격은 아다니 그룹 뿐만 아니라 인도 증시가 과대 평가되었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보입니다.

<그림 5> MSCI 인도 지수 PBR 밴드(역사적 평균 : 2.9배)

출처: Bloomberg / 프리즘 투자자문 작성

아다니 그룹은  회사의 유동성과 부채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부채 상환에 착수했고, 그 소식에 일부 계열사의 주가가 반등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및 규제 관련 리스크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 중국 대신 인도로 눈을 돌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며 추가적인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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