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근로자들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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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투자자문에서는 2022년 12월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Chart로 보는 세계 경제”라는 제목의 뉴스 레터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 등 선진국 노동시장 환경이 점차 개선되는 것. 특히 저임금 근로자들의 여건 개선이 나타나고 있음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AI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거대 정보통신 기업들이 자본투자를 늘리는 한편, 근로자 채용을 꺼리게 된 데 있습니다. 그리고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며, 특히 저임금/저숙련 부문 일자리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본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소득 하위 근로자 임금, 10년 넘게 평균 상승률 웃돌아!

최근 미국의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아주 흥미로운 <그림>이 하나 실려 있습니다. 미국 근로자들의 소득 별 임금 상승률 변화를 보여주는 데, 진한 녹색선으로 표시된 하위 소득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반면 갈색선으로 표시된 소득 상위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은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 중위 소득(5만 5천달러~9만 6천달러) 근로자의 인상률을 하회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정보통신 혁명 속에 선진국 노동시장에 강력한 불평등이 출현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AI 혁명 때문?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정보통신 분야에 해고의 칼바람이 불어 닥친 데 있습니다. 최근 블룸버그는 흥미로운 “기사”를 통해,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의 정보통신 중심지에서 고임금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가 관측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그리고 애플 등 수많은 정보통신업계의 거물들이 AI 관련 투자를 늘리는 중인데, 관련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한 가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즉 Open AI 등이 주도하는 인공지능 분야의 혁신이 사무직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까지 이는 정황증거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인력 부족도 한 몫 한듯!

저숙련/저소득 근로자들의 지위 향상을 유발한 또 다른 원인은 고령화에 있습니다. 정보통신 혁명에 동참하지 못했던 세대의 상당수는 저소득에 시달려야 했지요.

예를 들어, 2000년 30살이었던 사람과 50살인 사람의 컴퓨터 사용 능력에 차이가 발생하고 또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일수록 새로운 문물에 적응이 어렵고, 또 “내가 이거 배워서 얼마나 써먹는다고”라며 배우기 싫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1946~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 특히 선두 세대일수록 저임금 일자리 근속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아래 <그림>의 제일 위로부터 순서대로, 15~24세 25~54세 전체 55세 이상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 변화를 보여줍니다. 55세 이상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가장 바닥에 있고, 최근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이른바 Z세대들의 임금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을 발견할 수 있죠.

결국 저소득/저숙련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이 분야에 상당한 미스매치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러 현상이 지속될 것인지, 꾸준한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