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시장 금리 역전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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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한국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미국금리가 한국보다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선호하기에,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낮게 형성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 상식이 깨진 것입니다. 한·미 시장 금리 역전의 원인을 살펴보는 한편, 미래를 예측해 보겠습니다.

<그림> 미국(파란 선)과 한국(붉은 선)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가장 직접적 원인 -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미국보다 한국 시장금리가 낮은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두 나라 기준금리의 차이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격차가 2% 포인트로 벌어졌죠.

물론 2000년대 중반과 2010년대 후반에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적 있습니다만, 최근처럼 격차가 벌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시장금리는 기본적으로 현재와 미래 기준금리에 대한 예상을 반영하기에, 한·미 시장금리가 역전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인플레 차이 때문인가?

미국보다 한국 기준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이유를 절대적인 인플레 레벨에서 찾기는 힘듭니다. 최근 두 나라 모두 3.7% 전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국은 집세 물가의 불안이, 한국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의 상승이 영향을 미치고 있죠. 따라서 미 연준은 집세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한 후에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이라는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인플레의 절대 레벨 문제가 아닌, 인플레의 원인 차이가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 미국과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시장 수급도 큰 차이가!

기준금리 차이 뿐만 아니라, 시장의 수급 차이도 큽니다. 부채한도 협상이 계속되는 데에서 알 수 있듯, 미국 정부의 재정수지는 끝없는 적자 행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도 세수 부진 영향으로 2023년에는 재정수지 악화가 예상됩니다만, 미국과 비교하기 어렵죠.

물론 시장의 수요기반이 다르지 않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국채의 90% 이상을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할 정도로 저축이 ‘과다’한 나라에 속합니다. 2023년 2분기 대외 순 금융자산이 8천 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자금이 부족해 외채를 끌어 써야 하는 형편이었지만, 최근에는 남아도는 자금이 해외로 나가는 중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인플레의 구조, 그리고 채권시장 수급 구조 차이로 인해 한·미 시장금리의 역전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핵심 요약⭐

  1. 최근 한·미 시장금리의 역전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2.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인플레 구조의 차이 뿐만 아니라, 시장 수급 여건의 차이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3. 이런 요인을 감안할 때, 당분간 한·미 시장금리의 역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