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경기의 개선, 특히 명목 국내총생산의 증가는 기업의 실적 향상 및 주가 반등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2022년 상반기에는 정반대의 현상이 출현했죠. 기업 실적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주식시장도 급등락 했으니 말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며, 또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 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이익!
주식시장에서 수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원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저는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거래를 촉발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래 <그림 1>은 이 아이디어가 꽤 현실적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업의 이익과 주가 변화 사이에는 강력한 연관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물론, 기업의 이익이 100% 주가를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2002~2003년처럼,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데도 주식시장이 침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러나 2003년을 전후해 주식시장이 회복되었음을 감안하면, 이익이 늘어날 때 주식을 매입하는 게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그림 1> 미국 기업 이익과 주가 변화의 관계(%)
이익은 어떨 때 늘어나는가?
기업은 자본과 부채를 활용해 매출을 일으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것이 곧 이익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매출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림 2>가 잘 보여주듯,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경제가 성장해야 합니다. 경제가 성장할 때 기업의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다시 기업 수익의 개선으로 연결되죠.
이 결과 아래 <그림 3>처럼, 경제성장이 나타날 때 주식 가격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지금이죠. 2022년 상반기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수익성과 주가는 급격히 위축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림 2>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와 제조업 및 도매업 매출(2007.11=100)
<그림 3> 미국 명목 GDP와 주가 상승률(%)
노동비용의 가파른 상승!
기업의 이익은 매출에서 각종 비용을 빼고 남은 것입니다.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기업 이익이 빠지기 위해서는 결국 비용이 증가해야 합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기업의 차입 비용을 올린 데다, 실질적인 인건비 부담(=단위노동비용)이 늘어난 것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아래의 <그림 4>는 기업이익과 단위노동비용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인건비 부담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마진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최근의 기업이익 둔화는 매출 성장의 부진보다는 기업의 비용이 상승한 탓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중단되거나 혹은 단위노동비용의 상승세가 꺾이는 등의 변화가 있기 전에는 기업이익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이 때문이겠죠.
<그림 4> 미국 단위노동비용 변화와 기업 마진(GDP대비 기업이익, %)
단위노동비용(Unit Labor Cost)
- 근로자의 생산성과 임금 수준을 비교한 지표로, 단위노동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곧 생산성 수준보다 임금이 더 많이 오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미국 단위노동비용의 상승은 임금인상 뿐만 아니라, 경제전반의 생산성 향상이 지체된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 핵심 요약 ⭐
최근 명목 GDP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원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 최근 기업 실적전망이 악화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 기업의 매출은 명목 GDP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주식시장도 명목 GDP가 늘어날 때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 2022년 상반기는 명목 GDP의 가파른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 및 기업 실적이 떨어지는 예외적인 시기였다.
- 기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정책금리의 인상과 단위노동비용의 상승으로 기업의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 최근 미국 노동시장이 과열된 데다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는 정보통신·제조업 등의 고용이 부진한 것을 감안할 때, 2022년 하반기에 기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