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의 Hard Landing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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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24년 미국 경제의 ‘급격한 경기 하강(hard landing)’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지급되었던 재난 지원금(및 실업수당)의 효과가 소멸되면서 미국의 저축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주된 골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의견이 좀 다릅니다. 저축률이 상승하는 것은 대부분 불황이 닥쳤을 때이며, 최근의 저축률 하락은 소비 붐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판단을 내리는 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미국 저축률(%)


미국 저축률 하락 원인은? 소비 호조 때문!

코로나 이후 미국 가계는 역사상 최대 수준의 저축을 기록했습니다. 저축률이 30%를 넘어설 정도였으니, 얼마나 많은 돈이 풀렸는지 알 수 있죠. 그러나 2021년 초를 끝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이 끝나면서 저축률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개인 소비와 소득 모두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즉 저축률의 하락은 소득 감소 때문이 아니라, 소비가 매우 강하게 늘어나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축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늘리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그림> 미국의 개인 소비 및 개인 가처분 소득(10억 달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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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호조 원인은? 고용증가 때문!

물론 이것 만으로 소비의 증가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 외에 또 다른 요인이 개입했으니, 바로 부의 효과(Wealth Effect)입니다. 아래의 두 번째 <그림>은 주택 가격과 개인 소비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대단히 밀접한 연관을 발견할 수 있죠. 주택 가격 오를 때, 가전제품이나 가구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이 소비를 늘리는 이유는 크게 보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고용 전망의 개선이죠. 아래 첫 번째 <그림>은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 변화와 개인 소비 증가율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 노동 시장 여건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래 소득 전망이 밝을 때 지갑을 푸는 것은 어디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림> 미국 소비 지출과 취업자 수 증가율 추이


<그림> 미국 소비 지출과 실질 주택 가격 상승률 추이


불안 요인은 없나?

고용 증가 및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한, 미국 소비는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집값이 하락하거나 고용이 급격히 감소할 때에는 소비 붐이 끝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주택 가격의 하락 위험은 매우 완화된 것 같습니다.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주택 담보 대출 금리(모기지 금리)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금리 하락은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출 뿐만 아니라, 주택 보유자의 기회 비용을 낮춰주는 호재로 볼 수 있죠.

물론 고용 감소의 위험이 남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지난 2023년 11월 고용 보고서 자료(”12/13, 2023년 11월 미국 고용 보고서 - 고용 및 임금 탄력 ↑”)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분간은 노동 시장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헬스케어 및 제조업의 고용 증가세가 탄탄한 데다, 건설 부문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죠.

따라서 적어도 수 개월 내에 미국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며 hard landing, 즉 경기가 하강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주택 가격과 주택 담보 대출 금리 추이


요약 및 결론

미국의 잉여 저축이 고갈되며 2024년 상반기 hard landing할 것이라는 주장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값 상승 및 고용 호조로 인해, 이 위험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 모기지 금리가 급락하는 데다, 헬스케어와 건설을 중심으로 고용 증가세가 지속되는 것도 긍정적인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적어도 수 개월 동안은 미국 소비 호조에 따른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