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미국 소비자물가 - 인플레 피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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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월에 비해 0.1% 그리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상승해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반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Core CPI)는 전월에 비해 0.4% 그리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6% 상승하는 등 엇갈린 모습을 보였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1>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전월 대비, %)

출처: 미국 노동부

<그림 2> 미국 소비자물가 및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

출처: 미국 노동부

미국 인플레 요인을 분해해보면?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0%까지 떨어진 것은 ①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 ② 경기 둔화 영향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데다, 중고차 값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죠.

반면, 근원 인플레 상승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집세와 교통요금 등 핵심 품목이 지닌 ‘후행성’ 때문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3> 미국 소비자물가 핵심 품목 별 상승률(전월 대비, %)

출처: 미국 노동부

집세는 어떻게 움직이나?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세(Shelter Price, 34.1%)는 ① 자가 보유자의 주택보유 기회 비용(OER, 25.4%)과  ② 임차인 임대료(7.5%)로 구성되는데, 두 변수 모두 주택 시장 여건의 변화가 신속하게 반영되지 않습니다.

아래 <그림 4>와 <그림 5>가 잘 보여주는 것처럼, 주택 가격과 OER의 흐름을 보면 두 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OER은 매매 가격 변화에 후행할 뿐만 아니라, 시장금리 영향을 받죠. 즉, 집값이 빠지더라도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OER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시장금리 하락은 물가 불안을 잠재울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교통요금 불안 문제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4> 미국 주택 가격 상승률과 자가 보유자의 주택 보유 기회 비용(OER) 추이

출처: FRED

<그림 5> 미국 시장금리와 자가 보유자의 주택 보유 기회 비용(OER)의 관계

출처: FRED

교통요금은 어떻게 움직이나?

교통요금은 인건비와 각종 규제, 그리고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입니다만, 교통요금도 하방경직성을 지니고 있죠. 즉 한번 오른 후에 내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아예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결국, 교통 요금도 집세와 비슷한 흐름을 보입니다. 에너지 가격이 충분히 하락한 다음에야 안정되는 것이죠. 따라서 인플레 압력을 판단할 때에는 근원 인플레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 앞에 움직이는 변수들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상의 요인을 감안할 때, 2023년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인플레 피크’가 이미 경과했음을 확인시켜주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림 6> 미국 휘발유 물가와 교통 요금의 관계

출처: FRED

⭐핵심 요약⭐

  1. 2023년 3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월에 비해 0.1%,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상승했음.
  2. 반면 근원 인플레는 전월에 비해 0.4%, 전년 동기에 비해 5.6% 오르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음.
  3. 근원 인플레의 상승은 집세 물가가 전월에 비해 0.6% 상승했기 때문인데, 최근 주택가격은 물론 시장금리마저 빠지고 있어서 집세 물가 상승률도 정점을 경과한 것으로 판단됨.
  4. 따라서 미국 경제는 인플레 정점을 경과한 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3% 레벨에 도달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