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는 인플레에 어떤 영향 미치나?

박종훈 기자의 신작 "자이언트 임팩트"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중국의 디플레 수출이 일단락 되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의 고령화, 그리고 세계화의 종말 영향으로 앞으로 인플레가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이지만, 저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책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고.. 특히 다양한 통계와 연구 보고서에 입각해 주장을 풀어 나가는 면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15년 국제결제은행에서 발간된 논문"Can demography affect inflation and monetary policy?"을 소개한 것이었습니다. 이 논문은 부양비율과 인플레의 연관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데, 여기서 부양비율이란 15~64세 인구와 비교한 다른 연령대 인구의 비중을 뜻합니다. 부양비율이 높아질 때, 경제는 여러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일단 노동력의 부족이 현실화될 수 있고, 재정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경제 전체의 저축이 증가하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죠.

그럼 인플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아래의 <Graph 3>은 각 연령별 인구의 변화가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줍니다. 가로 축은 연령을 나타내며, 세로 축은 인플레의 변화를 뜻합니다. 두 모델(Model 10, Model 11) 모두 10~14 연령대 인구의 증가는 경제 내에 강력한 인플레 압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당연합니다. 이 나이대의 자녀를 둔 가정의 지출은 가파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양육 부담으로 어머니가 경력단절을 겪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인플레를 촉발하는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노인인구의 증가는 모형에 따라 다릅니다. 60세 이상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 인플레를 압박하는 요인입니다만, 70세 이상 인구의 증가는 오히려 인플레를 퇴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것도 직관과 일치합니다. 나이가 아주 많은 이들은 활발한 활동을 보이기 보다는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노령화의 진전은 인플레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입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처럼, 60대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인플레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이들이 70대 혹은 이상의 연령에 접어들면 반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은 단기간은 상당한 인플레를 경험할 것 같습니다. 1955~1963년에 태어난 1차 베이비 붐 세대가 60대에 진입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60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하기에, 연금 재정에 대한 부담도 커지는 국면이라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Graph 3> 각 연령별 인구의 변화가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

출처: BIS

Can demography affect inflation and monetary policy?
Abstract of BIS Working Papers No 485Several countries are concurrently experiencing historically low inflation rates and ageing populations. Is there a connection, as recently suggested by some senior central bankers? We undertake a comprehensive test of this hypothesis in a panel of 22 cou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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