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작된 인플레는 매우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 인플레'는 매우 지속력이 강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를 두고 많은 논쟁이 있는데, 뉴욕 타임즈는 자동차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Why Is Inflation So stubborn? Cars Are Part of the Answer). 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지, 핵심 내용 위주로 소개합니다.
80년대 이후 최악의 인플레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자동차 업계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길고도 불안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1년과 2022년 초, 세계적인 운송 차질과 반도체 부족, 여기에 강력한 수요가 결합되어 강력한 차값 상승이 출현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공급망이 회복되고 연준의 금리 인상이 수요를 약화시킬 것이기에,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신차 가격이 더 올랐습니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여전히 더 적은 수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고 더 수익성 있는 고급 모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가격은 작년 말부터 떨어지는 듯 했지만, 공급 부족과 수요 급증이 충돌하면서 4월에 반등했습니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차 값은 왜 안정되지 않을까요? 왜 자동차 회사들은 줄어든 수요에 대응해 가격인하에 나서지 않는 걸까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당시 자동차 회사들은 시장의 수요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딜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했죠. 생각보다 많은 수요가 발생할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았씁니다. 공장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차빌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자동차 메이커들은 가장 마진이 높은 SUV와 고급 차량에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배정했고, 이 결과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자동차 생산량이 약 5백만 대 줄어들었습니다.
생산량 감소에 직면한 딜러들은 자신의 마진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했죠. 미국 노동통계국의 이코노미스트 Michael Havlin의 연구에 따르면, 2019~2022년 발생한 신차값 상승의 약 35~62%가 딜러들의 마진 증가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나빠지고, 더 많은 차가 생산되며 자동차 값의 급등세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공급의 증가 속도는 매두 더딥니다. 자동차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누린 이익 증가세가 계속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고가 모델에 생산을 집중하는 전략을 밀고 나가는 중이죠.
더 나아가, 일부 렌터카 회사들은 다시 차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늘어난 세대들은 더 많은 차를 필요로 합니다. 결국 자동차 시장은 양극화된 것 같습니다. 부유한 이들은 럭셔리카를 즉각 구입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중고차 시장에 몰릴 수 밖에 없죠.
다행히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도매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은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가격의 변화가 '선형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아시아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푸는 데에는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차량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에 다시 가격이 상승할 지도 모릅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신차 비중은 4.3% 그리고 중고차 비중은 2.6%에 이릅니다. 쉽게 이야기해, 차값이 10% 오르면 미국 소비자물가는 0.7% 상승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미국 차값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거의 50% 이상 상승했으니, 이것 만으로도 약 3.5% 포인트의 인플레를 유발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