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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경제위기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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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Note

- 지정학적 충격의 제한적 파급력: 역사적으로 전쟁이 직접적 원인이 된 시장 하락은 일시적이었습니다.
- 유가 상단은 다소 제한: 공급 병목 우려에도 불구, 높은 마진을 확보한 미국 셰일 오일의 신속한 증산 여력이 유가의 추가 상승을 방어할 것입니다.
- 향후 핵심 모니터링 변수: 에너지 가격의 자체보다, 높아진 물가 압력이 근원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지(긴축)를 관찰해야 합니다.

2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로 명명된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하며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개전 후 한 달이 경과한 현 시점에서, 이번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점검해 보고자 합니다.

전쟁발 충격은 단기적 요동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

과거 사례를 복기해 보면 전쟁이 하락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는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정도로 매우 이례적입니다.

붉은색 막대: 전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하락장

대다수의 지정학적 충격은 불황으로 이어지기보다 일시적인 시장 조정에 그쳤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1990년 걸프전입니다. 개전 초기에는 유가 급등으로 금융 시장이 크게 요동쳤으나,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고 쿠웨이트의 원유 생산 시설이 신속하게 정상화되면서 시장은 이내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1990년 걸프전을 전후한 S&P500(붉은선,좌축)와 유가(파란선,우축) 출처: Trading Economics
1990년 걸프전을 전후한 쿠웨이트의 원유 생산량 변화(백만배럴, 하루) 출처: Trading Economics

시장의 핵심 변수: 인플레이션 전이와 통화정책의 선회 여부

결국 현재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전쟁이라는 사건 그 자체보다, 높아진 물가 압력이 불러올 ‘통화정책의 선회’ 가능성에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시선은 다음 두 가지 질문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어 근원 인플레이션까지 끌어올릴 것인가?
  •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등 매파적 기조로 회귀할 것인가?

셰일 오일, 고유가를 저지할 반격의 카드

하지만 이러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기 어려운 결정적인 배경에는 미국의 셰일 오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석유 생산과 달리 셰일 오일은 6~12개월 내 즉각적인 증산이 가능합니다. 댈러스 연은(Dallas Fed)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분지별 신규 유정 시추 손익분기점(BEP)은 배럴당 62~70달러 선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Dallas

즉,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하는 현 상황은 기업들에게 막대한 마진을 보장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수익성은 필연적으로 자본 유입과 시추기 수 증가를 견인할 것이며, 이는 곧 신속한 공급 확대로 이어져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전망입니다.

한국 경제: 수입물가 부담과 수출 경쟁력의 줄다리기

고유가와 고환율 환경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 역시 과거와 달리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튼튼한 복원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1. 고유가와 고환율은 인플레이션을 직접적으로 자극

통상적인 분석에 따르면 유가와 환율의 상승은 다음과 같은 영향력을 가집니다.

  • 유가 민감도: 유가가 10% 상승할 때, 국내 소비자물가(CPI)는 약 0.1%~0.2%p 상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환율 민감도: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 상승할 때, 국내 소비자물가(CPI)는 약 0.4%~0.6%p 상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결국 물가 안정을 책무로 하는 한국은행은 이러한 상황에서 긴축적인 대응을 고려하게 됩니다. 실제로 채권 시장의 단기 금리는 현재 긴축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며 상승했습니다.

출처: Trading Economics

2. 고환율의 역설: 기업 수익성 개선의 발판

하지만 환율 상승이 반드시 악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에 고환율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강력한 우군이 되기도 합니다.

  • 실적 개선 효과의 시차: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와 이익 증대는 약 1년 내외의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됩니다.
  • 수출 단가 경쟁력: 고환율은 해외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거나, 같은 양을 팔았을 때 원화 환산 이익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냅니다.

결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시장 하락은 역사적으로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일시적 이벤트에 그쳤습니다. 현재의 유가 상승 역시 미국의 증산을 유발하여 상단이 제한될 것이므로, 에너지 가격 급등은 결국 길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록 한국 경제가 고유가와 고환율로 단기 수입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하겠지만, 이는 시차를 두고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높은 에너지 가격이 근원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어 연준과 한국은행의 실질적인 정책 기조 변화를 끌어내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