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어드는 데, 도쿄 맨션 가격이 오르는 이유?

프리즘 투자자문에서는 2022년 12월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Chart로 보는 세계 경제”라는 제목의 뉴스 레터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최근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도쿄 주택가격 급등의 가격 직접적인 이유는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기 호조이겠지만, 도쿄지역으로의 청년 집중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동경 핵심지역 주택가격(이하 ‘도쿄 23구’)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경제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도쿄 23구 신축 맨션 판매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1억엔을 넘어섰다고 합니다(기사 ‘링크’). 이 영향으로 전국 토지가격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탄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은 수준입니다.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는데,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흥미로운 자료 “일본 인구의 도쿄권 집중 현황 및 평가” 덕분에 의문을 풀 수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일본의 인구는 2009년 이후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일본인구가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연 평균 77만 명 감소하며, 2050년에는 1억 명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인구는 줄어도 도쿄 23구 인구는 급증!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도쿄권 인구 유입은 오히려 늘어나는 중이라고 합니다. 2022년 도쿄 23구의 인구는 972만 명으로, 2000년 이후 165만 명 늘어났습니다.

1980년대에는 도쿄 23구에서 대규모로 인구가 유출되고, 주변 3현(지바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 현)으로 대규모 인구 유출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도쿄 23구로의 집중 현상이 본격화되었죠.


도쿄로의 인구 집중 누가 주도할까?

도쿄로의 인구 집중 현상을 주도하는 것은 15~29세의 젊은 세대입니다. 20!24세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4.2%가 진학 및 취직을 위해 동경권으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40대 이후 연령대는 도쿄권에서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수는 미미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1990년부터 시작된 장기 불황 과정에서 지방에 자리 잡은 상당수 제조업체가 경쟁력을 잃어버린 반면, 전기·전자 및 정보통신 산업이 상대적으로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 컸습니다. 더 나아가 도쿄권 대학 수는 232개로 전국의 28.6%, 학생 수는 119.6만 명으로 40.6%를 차지하는 등 교육의 중심지라는 점이 부각되었습니다.

즉 정보통신 및 전기·전자 분야 대기업이 도쿄권에 집중된 데다, 뛰어난 인재들도 도쿄에 모여드는 것이 도쿄로의 인구 집중을 유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성보다는 여성 인구 유입이 더 많아!

젊은 층의 도쿄 유입을 부르는 또 다른 요인은 남녀 성비 문제입니다. 2009년 이후 15년 연속 여성 유입인구가 남성을 넘어서, 같은 기간 여성은 89만 명인 반면 남성은 68만 명에 그쳤다고 합니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빠르게 높아지는 데다, 도쿄권에 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풍부하다는 것도 여성 인구의 유입을 유발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런 경향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15~29세 연령층의 도쿄권역 집중 현상이 완화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래 소득 전망이 밝은 젊은 인구의 지속적인 유입은 주택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