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는 이제 쓸모를 잃었나?

시장경제는 꾸준히 성장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종종 경기 침체를 맞이합니다. 과잉투자로 인한 기업의 파산, 자산가격의 버블 붕괴, 그리고 인플레에 맞선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죠.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투자가 위축되며 비탄에 빠지는 가정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까닭에 경제학자들은 미리 경기침체의 징후를 판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질 때 선제적인 대응(금리인하 혹은 재정지출 확대 등)에 나서면 심각한 파국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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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황을 점검하는 지표 중에 가장 신뢰를 받는 것은 경기선행지수입니다. 이름 그대로, 다양한 지표를 종합하여 경기의 하강 혹은 상승 가능성을 점검하는 지표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경제성장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는 뉴스라 생각됩니다. 보다 자세히 이 문제를 살펴볼까 합니다.

<그림>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파란선)와 GDP 성장률(회색선)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을 이끈 원인은?

수출을 물량과 가격으로 분해해 보면,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으로 나눠집니다.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금융 부문에서는 장단기 금리차(Interest Rate Spread), 실물 부문에서는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Expectations)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부문이 각각 -0.76% 포인트와 -1.12% 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이 두 부문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그림> 컨퍼런스 보드의 경기선행지수(LEI)의 구성 요소 변화


장단기금리차의 변화는?

경기선행지수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장단기금리차입니다. 장단기금리차는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단기금리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를 이용합니다.

이 둘의 차이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 다시 말해 ‘장기금리<단기금리’ 현상이 출현한 이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한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 <그림>의 음영으로 표시된 부분이 경기 침체 국면인데, 장단기금리차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불황이 출현한 적이 자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관계가 깨진 것처럼 보입니다. 일단 장단기금리차가 크게 좁혀진 데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임박한 징후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인플레 압력이 약화되면서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는 중이니 곧 ‘장기금리>단기금리’ 현상이 출현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림> 미국 장단기금리차(10년-2년)


소비자신뢰지수는?

장단기금리차에 이어, 소비자신뢰지수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선행지수 작성에 활용되는 ‘미래기대(Expectation Index)’도 최근 강한 반등에 성공한 것을 발견할 수 있죠. 2022년 이후 제대로 된 반등을 못하던 미래기대 지수의 상승은 경기선행지수의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이 멈추고 곧 반등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급격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대표적 사례로 역사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림> 미국 소비자신뢰지수의 세부 지수(현재상황 vs. 미래기대) 흐름


요약 및 결론

미래 경제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2022년 이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기선행지수의 핵심 세부지표, 장단기금리차와 소비자신뢰지수가 호전되고 있어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이 곧 출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제 예측이 들어 맞는다면,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급격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대표적 사례로 역사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