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이 2022년 2월부터 금리를 인상해, 연말에는 4.25~4.50%에 도달했습니다. 즉 연초 이후 약 4.25%포인트 인상한 셈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연간 인플레가 5% 이상 발생했으니... 실질 정책금리는 아직도 마이너스인 셈입니다.
즉 실질적인 정책금리가 마이너스인데, 주식 및 채권시장이 붕괴된 것은 물론 부동산시장 마저 나락으로 떨어지는 셈이죠.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체감 정책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합니다.
아래 <그림 1>는 정책금리와 체감 정책금리(Proxy Fund Rate)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체로 두 금리는 일치된 흐름을 보이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따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양적완화 및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행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매 분기 말에 열리는 FOMC에서 점도표를 발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이에 대해서는 일전에 올린 글 22년 12월 FOMC, 매파적이지만 무섭지 않은...
을 참고하세요).
포워드 가이던스란 FOMC 멤버들이 점도표를 통해 올해, 그리고 다음 해 연말 정책금리 레벨이 어느 정도에 이를 것인지를 미리 알려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 금리를 계속 인상할거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현재의 금리 레벨 이상의 충격을 금융 및 실물시장에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림1> 정책금리와 체감 정책금리의 모습(1976 - 2022)

이제 보다 자세히 2008년 이후의 정책금리와 체감 정책금리를 비교해보죠. 2009~2015년 기간에는 줄곧 제로 금리가 이어졌지만, 체감 정책금리는 -1% 레벨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로 금리의 하한에 부딪힌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및 포워드 가이던스("앞으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금리 인상 없다")를 통해, 체감 정책금리를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던 것입니다.
반면 2022년에는 체감금리가 정책금리보다 훨씬 높죠. 왜냐하면 양적축소(보유하던 국채나 MBS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것) 및 포워드 가이던스("2023년 연말 정책금리는 지금 보다 높아!!!") 등을 통해 더 강한 긴축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지금 정책금리는 이미 5% 혹은 그 이상 수준의 영향력을 경제에 미치고 있는 셈입니다. 주식, 부동산, 코인 등이 연쇄적으로 망가진 이유가 여기에 있죠. 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강력한 긴축 앞에 모든 자산이 '중력의 힘에 추락하는 물체처럼'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림2> 정책금리와 체감 정책금리의 모습(2009 - 2022)

2022년 12월에 정책금리가 추가로 인상되었음을 감안할 때, 체감 정책금리는 더 상승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사이트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데, 2022년 11월 말에 이미 체감금리가 6% 중반이었으니.. 지금은 7%에 가까운 레벨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림3> 정책금리와 체감 정책금리의 비교


️️⭐️핵심 요약⭐️
1. 실질적인 정책금리가 마이너스임에도 주식 ・ 채권 ・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 이유는 "체감 정책금리가 정책금리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2. 양적완화와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행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체감 정책금리와 정책금리는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3. 2009~2015년은 제로 금리를 유지했지만 체감 정책금리는 -1% 레벨. 즉,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및 포워드 가이던스("금리 인하 없을 것")를 통해 체감 정책금리 낮추기에 성공했다.
4. 반면 2022년은 양적축소 및 포워드 가이던스("금리 인상할 것")를 통해 더 강한 긴축 효과를 발휘, 이로 인해 체감금리가 정책금리보다 훨씬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