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 시리즈 1 - 2023년 인플레는?

최근 한국은행은 경제전망 보고서(2022년 11월 24일)에서 2023년 우리 경제가 1.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소비자 물가는 3.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대체로 의견에 동의합니다 만, 인플레 부문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인플레 압력이 생각보다 더 약해질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왜 이런 판단을 내리는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표> 한국은행 경제 전망 요약(%)

출처 : 한국은행

상품 가격의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상품가격 변동입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바이오연료 의무 혼합비율’ 제도로 인해 곡물의 바이오 연료 전환이 가속화되며, 곡물가격도 상승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및 곡물가격의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교통요금은 물론 음식료 분야의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을 감안하여 다양한 종류의 상품 가격을 종합하여 ‘물가선행지수(주간)’을 만들었는데, 최근 하락 폭이 점점 커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그림 1> 참조). 참고로 물가선행지수는 0을 기준으로 상하 운동을 하게 끔 만들어 졌으며, 이 숫자가 위 아래로 클 수록 극단적인 물가 변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 4월 초순의 -1.47%은 극단적으로 심각한 디플레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볼 수 있으며, 2022년 3월 말의 +1.32는 강력한 인플레의 위험을 경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 1> 국제유가와 리치고 물가선행지수(주간)의 관계

출처 : 리치고

물론, 상품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와 곡물 그리고 금속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선 것은 인플레 압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다시 상품가격이 급등할 가능성 없나”는 질문이 있을 수 있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한 사람들이 극히 드물었던 것처럼,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촉발할 외부 충격이 발생할 위험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림 2>에 나타난 것처럼, ‘원자재 먹는 하마’ 중국의 수입 수요가 위축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그리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상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중이죠.

따라서 올 겨울의 에너지 부족 위험,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산 등 다양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상품가격의 추세는 점차 하향 가능성이 높다 봅니다.

<그림 2> 중국 수입과 국제 유가(전년 동기대비, %)

출처 : FRED

환율 급등세도 진정될 듯

상품 가격 이외에 인플레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인은 환율입니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물가가 상승하며, 이는 다시 경제 전체의 인플레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달러가치의 상승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됩니다. 글로벌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의 하락은 우리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상승 압력을 덜어줍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수입물가의 안정을 가져올 호재라 하겠습니다.

물론 미국 달러의 가치가 계속 하락할 지 아니면 다시 상승할지의 여부는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음 시간에는 2023년 달러의 향방에 대해 말씀 드릴 것을 약속하며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그림 3>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과 달러가치(2006=100)

출처 : FRED

⭐ 핵심 요약 ⭐

  1. 한국은행은 2023년 우리 경제가 1.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소비자 물가는 3.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함.
  2. 중국의 수입 수요 위축 및 제로 코로나 정책 시행 그리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며 상품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중임.
  3. 또한 최근 달러가치의 상승세가 완화되어 한국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상승 압력을 덜어주기 때문에 수입물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높음.
  4. 따라서 2023년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글로벌 상품수요의 지속적 감소,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의 안정으로 인플레 압력이 완화돼 한국은행이 예측한 수준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