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미국 고용 보고서 - 지표 좋아도 금리 떨어져!

매월 첫 번째 금요일에 발표되는 미국 고용 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지난 1월 6일(금) 발표된 "2022년 12월 고용 보고서"는 예상보다 강한 일자리 증가세를 기록해, 노동시장 여건이 매우 안정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6bp 하락한 3.56%를 기록하는 등 시장 참가자들은 고용 지표의 개선에 예상 밖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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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보고서(The Employment Situation)

- 매월 첫 번째 금요일에 미국 노동부 통계국(BL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서 발표하는 보고서.
- 1) 실업률 2)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 등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침

실업률, 0.1% 포인트 하락한 3.5%!

먼저 매달 6만 개의 표본 가계를 대상으로 이뤄진 고용 상태(Employment Situation) 조사에 따르면, 12월 실업률은 전월에 비해 0.1% 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했습니다. 15~64세 인구 중 경제 활동 의사를 지닌 사람들의 비율, 즉 경제활동참가율은 전월에 비해 0.1% 포인트 상승하여 62.3%에 이르렀습니다.

실업률의 주요 변화

  • 고졸 학력자 : 0.3% 포인트 하락
  • 전문대졸 학력자 : 0.3% 포인트 하락
  • 백인 : 0.3% 포인트 하락

고졸 학력 및 전문대졸 학력자의 실업률이 감소한 것이 눈에 띕니다. 이는 노동시장의 여건이 매우 타이트할 때 벌어지는 현상이죠. 즉, 기업들이 인력 부족 속에서 학력이나 인종에 대한 고려 없이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표 1> 고용상태표 요약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비농업(Non-Farm) 부문 신규 취업자는 22.3만 명!

10월 신규 취업자 수가 28.4만 명에서 26.3만 명으로, 11월 신규 취업자 수는 26.3만 명에서 25.6만 명으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대신 12월 신규 취업자 수는 22.3만 명을 기록하며 시장 참가자의 예상(20만 명 초반)을 뛰어넘었죠. 이 결과, 2022년에만 45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습니다.

산업별 취업자 수의 주요 변화

  • 소매판매 업종
    • 11월 : -1.68만 명 → 12월 : +0.9만 명
  • 정부 부문
    • 11월 : +5.4만 명 → 12월 : +0.3만 명

지난 달 고용 감소가 나타났던 도매, 소매, 운송/창고, 유틸리티 부문 고용이 늘어났습니다. 반면 정보통신과 금융 부문 고용은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급격한 경기 악화가 관측되는 제조 및 건설 부문에서 고용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표 2> 미국 고용보고서 요약(산업 별 취업자 수 변화)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경기 안 좋은 제조업 고용은 왜 늘었을까?

미국 400대 제조업체의 구매담당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를 측정한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2022년 11월에 이어 12월에도 경기판단의 기준선(50%)을 밑돌았습니다. 즉 미국 제조업 체감경기가 최근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림 1>에 표시된 제조업 부문의 고용과 ISM 제조업지수의 흐름을 살펴보면, ISM 제조업지수가 약 1년 가까이 선행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불황에서 회복될 때보다 경기가 정점을 치고 하강할 때 시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명분’ 때문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유연한 노동시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실적이 악화되는 등 체감경기가 나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고를 단행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2022년 상반기부터 미국 제조업 체감 경기가 악화되었으니, 2023년 상반기에 제조 부문에서의 고용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1>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제조업 고용 증감(천명)

데이터 출처: Bloomberg 프리즘 투자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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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ISM Purchasing Managers Index)
- 미국 400대 제조업체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집계해 만든 지수로, 각 산업의 실제 여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됨.
- 경기판단의 기준은 50이며, 50을 상회하면 경기 확장 반대로 50을 하회하면 경기 수축으로 해석됨.

주택가격 급락 중인데, 건설업 고용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건설업도 불안한 고용 증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 2>에 표시된 전미 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 지수의 흐름을 보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만큼이나 건설 경기가 악화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0년 4월, 미국 건설 부문에서는 전년 대비 무려 95.4만 명의 해고가 단행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건설부문에서도 가파른 고용 감소가 출현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아야겠죠.

<그림 2> 미국 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와 건설업 고용 증감(천명)

데이터 출처: Bureau of Labor Statistics,nahb 프리즘 투자자문 작성

미국 금리가 떨어진 이유는?

노동 시장이 호조세를 보임에도 미국 시장 금리(10년 만기 국채 기준)가 3.56%까지 떨어진 이유를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채권 시장 참가자들은 고용 선행지표의 악화, 그리고 <표 3>에 나타난 임금 상승 탄력의 둔화에 주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당장은 고용지표가 좋지만, 점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인플레 압력도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셈입니다.

<그림 3>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출처: trading economics

임금 동향은?

12월 민간 부문의 시간 당 임금은 32.82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9% 상승에 그쳤습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1%임을 감안할 때, 실질임금의 감소세는 지속된 것입니다.

한편 전월 대비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0.27%를 기록했는데, 광업(+1.22%)과 금융(+0.78%) 그리고 비내구재(+0.86%) 부문의 임금 상승률이 가팔랐습니다. 반면, 기타 서비스(-0.21%), 운송/창고(-0.18%) 그리고 소매판매(-0.09%) 부문의 임금 상승률이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표 3> 미국 민간 부문 전체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네 줄 요약⭐

  1. 12월 22.3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고, 2022년 누적으로는 450만 에 이르렀음.
  2. 실업률은 전월에 비해 0.1% 포인트 하락한 3.5%, 경제활동참가율은 전월 대비 0.1% 포인트 상승한 62.3%를 기록.
  3.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였지만, 고용 선행지표의 악화 및 임금 상승 탄력이 둔화된 영향으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56%까지 하락함.
  4. 2월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은 0.25%p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됨.